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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장르이야기/디지몬

[어드벤처/02] 죠, 선한 거짓말. 그리고 희망의 의지

by 렌티카 2020. 4. 26.

02 16화 <서브마리몬 해저로부터의 탈출> 편에서 후반부 죠가 이오리에게 언급한 '선한 거짓말' 이야기.

 

거짓말에는 말이야, 좋은 거짓말과 나쁜 거짓말이 있는거야.
사람을 상처주기 위한 거짓말과 사람을 도와주기 위한 거짓말.

 

이 깨달음을 얻기까지 죠가 그동안 어떤 경험을 치렀는지, 오랜 디지몬 팬들은 웬만해선 다 아실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간 본편을 쭉 보면서 정작 죠 자신이 이러한 거짓말을 해온 적이 있었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어드벤처 50화 <여자의 싸움! 레이디데비몬> 편 중 시작의 마을에 도착한 죠와 미미 일행이 유년기 디지몬들의 베이비시터였던 에렉몬과 재회하는 장면에서 볼 수 있었다. 

 

 

 

야마토의 하모니카 연주 소리를 듣고 바로 달려갔지만 그 자리에는 야마토 대신 에렉몬이 있었다.

 

 

한때 타케루와 파타몬과 인연이 있었던 에렉몬(*블로그 포스팅 중 13화 <모험! 파타몬과 나> 편 참조)은 자연스럽게 그 둘의 안부를 묻는다. 그저 "건강해?" 라는 걱정 뿐...

 

 

죠는 그런 에렉몬을 안심시키기 위해 처음으로 선한 거짓말을 한다.

"응, 건강해. 타케루군도 파타몬도..!"

 

사실은 죠 본인도 타케루의 안부를 알리가 없었다. 물론 타이치 일행과 함께 있기 때문에 적어도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을거라는 생각은 하겠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타케루 역시 선택받은 아이들이며 함께 싸우는 동료고, 그 타이치 일행은 무려 다크마스터즈와 정면 대결을 선택한 일행이기 때문에(그리고 이 대결을 타케루 스스로가 선택한 길이라는 것 또한 잘 알테고) 격렬한 싸움을 하다가 다쳤을 가능성도 있기에 죠 입장에선 저 짦은 순간 긴 고민을 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죠는 성실의 개성을 지닌 아이지만 본인의 걱정을 드러내 심각한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것보다 모두의 안정을 위한 거짓말을 택했다. 어드벤처 초반, 특히 7화~8화 즈음 모험을 시작한지 얼마 안됐을 즈음의 죠를 떠올리면 정말 천지차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성장한 것을 알 수 있다. 죠가 겪은 그동안의 수많은 경험은 현실세계에서 수험공부만을 목표로 하던 모범생의 모습을 조금씩 탈피시키고 어느 새 유도리있게 인생의 경로를 스스로 선택할 줄 알게 되었다. 

 

이 후의 전개를 보면 시작의 마을이 어둠에 갇혀버린 상황에 방황하던 에렉몬이 이미 싸움은 시작되었고 타케루와 파타몬도 함께 싸우고 있다는 죠와 고마몬의 말에 마침내 미미를 중심으로 모인 '레지스탕스 팀'의 멤버로 합류하는 길을 택한다. 에렉몬이 주운 야마토의 하모니카의 출처와 정보를 파악한 죠는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미미 대신 방황하고 있는 야마토를 뒤쫓는 길을 택한다. 필요 이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리더 포지션을 택한 것이 아닌(*11화 <떠도는 망령! 바케몬>에서 간략히 언급) 자신이 할 수 밖에 없는 일이라면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여기까지 달려온 죠이기에 3년 후 자신보다 6살은 어린 후배인 이오리에게 그런 따뜻한 조언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위치로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이러한 전개는 레지스탕스 멤버로 합류한 에렉몬에게 그 무서운 다크마스터즈와 맞서 싸울 의지와 희망을 이어주었으며 모두가 좌절하고 있을 때 유일하게 성실의 디지멘탈을 파내던, 그리고 자신을 자책하며 디지멘탈을 거부하는 이오리에게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다며 안심시키는, 즉 타케루의 희망과도 연결되어 있다. 

 

내가 인상깊게 보고있는 일본의 디지몬시리즈 리뷰어의 16화 리뷰 중 타케루 파트 일부를 가져와 인용해본다.

 

신뢰에 전력으로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성실하다면 그 성실을 믿고 계속 희망을 갖는 것이 그의 문장인 희망의 마음. 이것은 이오리의 한 측면이 타케루와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복선......이라고 하는 것도 아니겠지만, 기억해도 좋은 일이겠지요. (파파고 번역)

(원문 : 信頼へ全力で応えようとする心が誠実であるなら、その誠実を信じて望みを持ちつづけるのが  彼の紋章である希望の心。これは伊織の一側面がタケルと良いつながりを持てるという証左でもあります。  伏線……というわけでもないんでしょうが、憶えておいてもいい事柄でしょう。)

출처: http://www4.plala.or.jp/ozzy/red/02_record/02_16.html

 

모두가 지쳐 예민해하던 중에도 홀로 꿋꿋하게 디지멘탈을 캐내고 있었던 타케루

 

자신때문에 모두가 위험해졌다며 자책하는 이오리에게 아무도 나쁘지 않다며 미소짓는 것은 덤.

 

이오리의 거짓말에 상처받지 않았다며 진정시켜주는 죠

 

타케루와 이오리의 죠그레스 진화까지의 수많은 경험 중 그 안에서 죠의 영향이 큰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오리가 성장하기 위해선 죠가 가진 바다처럼 넓은 포용력과 타케루가 가진 앞날을 기대할 수 있는 희망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그런 두 선배들에게 정신적인 영향을 크게 받은 이오리의 앞날이 매우 기대된다. 

 

 

개인적으로 16화 최고의 명장면이라 생각되는 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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